미국 수출 의약품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은 국문 약관이 아니라 영문 약관(Product/Completed Operations Liability)으로 인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문 슬립에는 20~30개의 면책 특별약관(Exclusion Clause)이 한꺼번에 붙어 나가는데, 이 목록을 한 줄씩 읽어 본 계약자는 많지 않습니다. 갱신 때 보험료만 비교하고 조항 변화를 놓치면, 정작 청구가 들어왔을 때 담보가 비어 있는 상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익명 검토사례
계약자
국내 제약·바이오 제조사 (미국 수출 완제의약품)
담보
Product Liability — 영문 약관, 배상청구기준(Claims Made Basis)
담보지역·관할
북미(USA) 한정
구조
1청구당 한도 / 총보상한도 / 청구당 자기부담금, 판매인(Vendors) 추가피보험자 특약 포함
검토 배경
연간 갱신 시점, 기존 조건의 담보 공백 점검 및 조건 개선 협상

※ 계약자·보험료·매출·보험회사명은 모두 제거하고 구조만 일반화한 익명 사례입니다. (업계 일반 사례)

갱신 때 확인할 10가지

조항실무상 쟁점갱신 시 확인 포인트
① 소급담보일자
(Retroactive Date)
배상청구기준은 보험기간 중 제기된 청구만 담보합니다. 소급담보일자 이전에 판매·제조된 제품에서 나온 청구는 담보 밖입니다. 보험회사를 바꿀 때 소급담보일자가 신규 개시일로 리셋되면 과거 출하분 전체가 공백이 됩니다. 기존 소급담보일자의 승계 여부를 최우선 협상 항목으로 다뤄야 합니다.
② 완성작업 담보
(Completed Operations)
상품명에 "Completed Operations"가 들어 있어도, 실제로는 완성작업위험 보장제외 특약이 함께 붙어 담보가 빠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권 명칭이 아니라 면책 특약 목록을 기준으로 확인. 설비 설치·시운전 등 부수 작업이 있다면 별도 협의 필요.
③ 방어비용
(Costs & Expenses)
미국 소송은 배상금보다 변호사비·전문가 증인 비용이 먼저 쌓입니다. 이 비용이 보상한도 안에 포함되면(costs inclusive) 실질 한도가 줄어듭니다. 한도 내 포함인지 한도 외 추가인지 문언 확인. 방어권을 보험회사가 갖는지, 변호인 선임에 계약자 의견이 반영되는지도 함께.
④ 한도 구조 미국 제조물책임은 집단소송·징벌적 배상 환경 때문에 단일 청구가 커지기 쉽고, 총보상한도가 1년치 총액이라는 점이 종종 간과됩니다. 1청구당 한도와 총보상한도의 관계, 초과층(Excess) 별도 설계 가능성 검토. 적정 한도는 매출·유통구조·소송 노출로 산정하며 보험회사 인수심사로 확정됩니다.
⑤ 리콜·회수 면책
(Product Recall Exclusion)
제품 회수 자체의 비용(통지·회수·폐기·물류)은 대부분 PL에서 면책입니다. 실제 사고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비용인데도 담보가 없습니다. 필요 시 Product Recall / Contaminated Products 보험을 별도 라인으로 검토.
⑥ 효능불발휘·보증
(Inefficacy / Guarantee)
"효과가 없었다"는 유형의 청구와 제품 보증 위반은 면책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의약품은 이 경계가 특히 민감합니다. 신체장해(Bodily Injury)를 수반하지 않는 순수 경제적 손실이 어디까지 배제되는지 문언 확인.
⑦ 전염병 면책
(LMA5399 등)
혈액·혈장 유래 제제 등 생물학적제제는 감염원 전파 가능성이 제품 고유 위험입니다. 전염병 면책이 이 위험까지 삼키면 핵심 담보가 비게 됩니다. 면책 문언의 적용 범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제품 고유 위험에 대한 예외(carve-back)를 협상 대상으로 올립니다.
⑧ 징벌적 손해배상
(Punitive Damages)
미국 배심 평결에서 실제 문제가 되는 항목이지만 통상 면책입니다. 주(州)별로 부보 가능 여부도 갈립니다. 면책 유지 시 그 사실을 경영진이 인지하고 있는지, 대체 설계가 가능한 시장이 있는지 확인.
⑨ 담보지역·재판관할 담보지역이 USA로만 되어 있으면 캐나다·EU·기타 수출국에서 제기된 청구는 담보 밖입니다. 실제 출하국 리스트와 증권상 담보지역·관할을 대조. 수출국이 늘었다면 갱신 때 확장.
⑩ 추가피보험자·클레임 조항 미국 유통계약은 판매인 추가피보험자(AI) 외에 우선·비분담(P&NC)·대위권포기(WOS)·30일 해지통지·COI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레임 협조조항은 계약자의 임의 합의를 제한합니다. 유통·GPO 계약서의 보험 요구조항과 증권 문언을 한 줄씩 대조. 미국 현지 클레임 대응 체계도 함께 확인.

보험료는 1년에 한 번 협상하지만,
소급담보일자는 한 번 끊기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배상청구기준(Claims Made Basis)이 실제로 요구하는 세 가지

손해사고기준(occurrence)은 사고가 보험기간 중에 발생했는지만 보면 됩니다. 배상청구기준은 다릅니다. 아래 세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담보가 작동하며, 하나라도 어긋나면 보험료를 정상 납입했더라도 담보는 없습니다.

요건내용어긋나는 전형적 상황
① 행위 시점 손해의 원인이 된 제조·판매·자문 행위가 소급담보일자 이후에 있어야 합니다. 소급담보일자가 미국 판매 개시일보다 늦게 설정되어, 초기 출하 로트에서 나온 청구가 전부 담보 밖.
② 청구 시점 피해자의 청구가 보험기간 중에 최초로 제기되어야 합니다. 만기 직후 소장이 접수됐는데 ERP를 사서 두지 않아 어느 증권으로도 담보되지 않음.
③ 통보 시점 보험기간(또는 약관이 정한 통보기간) 안에 보험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현지 법인이 소장을 받아 자체 대응하다가 수개월 뒤 본사에 보고 — 통보 지연으로 다툼.
실무 팁 — 상황 통보(Notification of Circumstances)
아직 청구는 없지만 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정(부작용 신고 급증, 규제기관 조회, 로트 이상, 변호사 사전 통지문 등)을 인지했다면, 그 사정을 현재 보험기간 중에 서면으로 통보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배상청구기준 약관은 이렇게 통보된 사정에서 나중에 실제 청구가 제기되면 통보 시점의 증권으로 소급해 처리합니다. 갱신 직전·보험회사 교체 직전에 이 절차를 놓치면 "알고 있었던 사정(prior knowledge)"으로 신규 증권에서도 배제될 수 있습니다.

소급담보일자(Retroactive Date) — 설정과 승계

의약품은 투여와 손해 발현 사이에 시차가 있는 롱테일(long-tail) 위험입니다. 그래서 소급담보일자를 언제로 잡느냐가 담보 범위 자체를 결정합니다. 실무에서 나타나는 유형은 네 가지입니다.

  • 소급담보 없음 (retro date = 개시일) — 신규 증권 개시 이후 행위만 담보. 기존 유통 물량이 있는 회사에는 사실상 반쪽 담보입니다.
  • 특정일 지정 — 최초 PL 가입일, 또는 해당 시장 최초 판매개시일을 기준으로 설정. 미국 수출 제품은 후자가 기준선이 되어야 논리적으로 공백이 없습니다.
  • 기존 일자 승계 — 갱신·보험회사 교체 시 직전 증권의 소급담보일자를 그대로 이어받는 형태. 교체 협상의 최우선 조건입니다.
  • 무제한 소급 (full prior acts) — 시장 상황과 사고이력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립니다.

여기에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 품목별로 소급담보일자가 다르게 붙는 경우입니다. 신제품·신규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그 품목만 별도 소급일이 설정되면, 회사는 하나의 증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담보 시작선이 여러 개입니다. 둘째, 보험회사를 옮기면서 소급일이 개시일로 리셋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기존 출하분에서 나온 청구는 구증권(이미 만기)으로도, 신증권(소급 전 행위)으로도 담보되지 않습니다. 갱신 견적을 받을 때 보험료 옆에 소급담보일자를 반드시 병기해 비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보고연장기간(ERP) — 가장 자주 오해되는 담보

ERP(Extended Reporting Period, 보고연장담보 · 흔히 tail cover)는 배상청구기준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장치입니다. 다만 ERP는 새로운 사고를 담보하지 않습니다. 만기 전 행위에서 비롯된 청구를 만기 후에 보고할 수 있는 기간만 연장하는 것입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설계가 어긋납니다.

항목확인해야 할 내용
자동 ERP추가보험료 없이 만기 후 일정 기간(통상 단기)만 자동 부여되는 미니테일. 있는지, 며칠인지 확인.
선택 ERP추가보험료를 내고 12·24·36·60개월 또는 무제한으로 연장. 요율(직전 보험료 대비 %)이 약관에 미리 규정되어 있는지가 핵심 — 사후 협상이면 만기 때 협상력이 없습니다.
행사 요건만기 후 일정 기간 내 서면 청구 + 보험료 완납이 일반적이며, 기한을 넘기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통상 취소·환급 불가.
발동 사유보험회사의 해지·갱신거절 시에만 부여되는지, 계약자의 자발적 비갱신에도 부여되는지 약관마다 다릅니다.
한도 구조ERP 기간에 새 한도가 부여되지 않고 직전 보험연도의 잔여 총보상한도를 그대로 쓰는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별도 한도 부여(reinstated limit)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소급담보일자ERP는 기존 소급담보일자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ERP가 소급 공백을 메워주지는 않습니다.

ERP를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시점

  • 미국 시장 철수·품목 단종 — 유통 물량이 남아 있는 한 청구 가능성은 계속됩니다 (런오프)
  • M&A·사업부 양도 — 양도 후 책임 귀속과 ERP 매입 주체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 보험회사 교체 시 소급담보일자 승계가 거부된 경우 — 구증권 ERP 매입이 유일한 대안이 됩니다
  • 법인 청산·해산 — 청산 후에는 ERP를 살 주체가 없어집니다. 청산 절차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전문직업배상책임(임상시험·의료·PI/E&O)에서도 같은 구조

배상청구기준은 의약품 PL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임상시험배상책임, 의사·의료기관배상책임, 전문직업배상책임(PI/E&O), 임원배상책임(D&O), 개인정보 배상책임 모두 배상청구기준으로 인수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동일한 논점이 반복됩니다.

  • 임상시험배상책임 — 시험 종료 후에도 이상반응이 뒤늦게 보고될 수 있어, 시험 종료 시점이 아니라 추적관찰 종료 이후까지를 기준으로 ERP·연장 담보를 설계합니다. 시험 실시국별 요구 한도와 IRB·규제기관 요건도 함께 봅니다.
  • 의료·의사배상 — 개원의·병원은 은퇴·폐업·양도 시점이 ERP 의사결정 시점입니다. 은퇴 후 청구를 방치하면 개인 재산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 PI/E&O — 해외 발주처가 요구하는 소급담보일자가 계약 체결일 이전인 경우가 많아, 계약서 문언과 증권 소급일을 대조해야 합니다.
  • 공통 — 청약서의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에서 "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정을 알고 있는지" 항목은 형식적 질문이 아닙니다. 이 답변이 이후 prior knowledge 면책의 기준선이 됩니다.

왜 갱신에 보험중개사가 필요한가

보험대리점은 보험회사 측을 대리하고, 보험중개사는 보험업법 제89조에 따라 계약자 측을 대리합니다. 미국 수출 의약품 PL처럼 국내 인수 여력이 제한되고 재보험 시장의 인수 의향에 따라 조건이 갈리는 라인에서는, 이 차이가 실무 결과로 나타납니다.

  • 동시 마케팅 — 한 곳의 조건만 받는 대신, 취급 보험회사(AIG · Chubb · DB손해보험 · KB손해보험 · 메리츠화재 · 현대해상, 가나다순)에 동일 조건으로 동시에 인수 의향을 타진합니다.
  • 조항 단위 비교표 — 보험료 한 줄이 아니라 면책 특약·소급담보일자·방어비용·담보지역을 항목별로 대조한 표로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 담보 공백 사전 식별 — 리콜·전염병·완성작업처럼 갱신 후에야 드러나는 공백을 청약 전에 표시합니다.
  • 계약 요구조건 매칭 — 미국 유통·공급계약이 요구하는 보험 조건과 증권 문언을 대조하고 COI 제출까지 정리합니다.

재보험 시장까지 보는 이유

미국 수출 의약품 PL은 국내 원수보험회사가 자기 계정으로 전부 보유하는 종목이 아닙니다. 실질적인 인수 여력과 조건은 그 뒤에 있는 재보험 시장의 캐파(capacity)와 인수 방침에서 나옵니다. 같은 국내 보험회사라도 어느 재보험 시장을 통해 지원받는지에 따라 제시 가능한 한도·면책 구성·소급담보일자 승계 여부가 달라집니다.

  • 취급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 AIG · Chubb · DB손해보험 · KB손해보험 · 메리츠화재 · 현대해상(가나다순) 모두 AM Best 재무건전성등급(FSR) A(Excellent) 이상이며, Chubb A++(Superior), DB손해보험 A+(Superior)로 공시되어 있습니다. (AM Best 공시 등급 인용 · 우열 비교 목적 아님)
  • 라이프사이언스 전담 인수 역량 — 의약품·바이오·임상시험 라인을 전담 언더라이터가 상시 인수하는 시장인지, 아니면 예외적으로만 받는지에 따라 조건과 갱신 안정성이 달라집니다.
  • 재보험자 신용도(Security) 확인 — 출재 대상 재보험자의 AM Best 등급, 등급 하락 시 처리 조항, 제재(Sanction) 조항, 필요 시 컷스루(cut-through) 가능성까지 조건 검토 항목에 포함합니다.
  • 롱테일 라인의 연속성 — 배상청구기준은 10년 뒤에 청구가 들어와도 그때 지급 능력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단년도 요율보다 인수 주체의 지속성과 등급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 등급은 AM Best가 공시한 재무건전성등급으로, 보험회사 간 우열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등급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재보험 출재 구조는 보험회사의 인수 방침에 따르며, 계약자와의 보험계약은 원수보험회사와 체결됩니다.

갱신 90일 전 체크리스트

  • 현재 증권·슬립 원문(영문 면책 특약 목록 포함) 확보
  • 소급담보일자와 최초 가입 이후의 연속성 이력 정리 — 품목별로 다르게 설정된 것이 없는지 포함
  • 최근 3~5년 사고·통보(claim & circumstance) 이력 정리 — 미통보 상황이 있는지 포함
  • 현 증권의 ERP 조항 확인 — 자동 부여 기간, 선택 ERP 요율, 행사 기한, 한도 공유 여부
  • 청구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정(circumstance)이 있다면 갱신 전에 서면 통보 완료
  • 수출국·유통채널 변동, 신제품·적응증 추가 여부
  • 미국 유통계약·공급계약의 보험 요구조항 발췌
  • 리콜·회수 관련 내부 절차와 과거 이력
  • FDA 등 규제 대응 이력 중 고지 대상 여부 검토
본 글은 미국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갱신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조항을 일반화한 정보입니다. 특정 계약자·보험회사·요율을 지칭하지 않으며, 실제 담보 범위와 인수 여부·조건은 개별 약관과 보험회사의 인수심사에 따라 결정됩니다. 면책 특약의 해석은 보험회사·약관 버전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증권 문언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작성 성한욱 — ACIU(기업보험심사역), 금융감독원 등록 보험중개사 제2026-012201호
검토 기준 보험회사 발행 영문 약관 및 안내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조문
최종수정 2026-07-23 · 다음 정기 검토 2026-10-23